언론 시사회 &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감독과 배우들
치열한 로또 전쟁의 모든 것… 2월 7일 개봉
행방불명된 1등 당첨 로또를 찾아 필사의 추적을 하는 영화, 개그맨 출신 정이랑 배우
가 첫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해외 유수 장르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은 영화… <아네모네>가 지난 1월 25일(목)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행사를 했습니다.
(<아네모네>는 오는 2월 7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로또를 찾아 필사적으로 달리는 ‘용자’ 역 정이랑 배우와 충격적인 차림으로 길바닥을 활보하는 ‘성진’ 역의 박성진 배우, ‘용자 오빠’ 역의 이유준 배우, ‘존슨’ 역의 테리스 브라운 배우까지 이날 어떤 얘기들이 있었는지 현장을 중계합니다.
Q <아네모네>는 어떻게 만들게 된 건가?
A 정하용 감독 : 우연히 TV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봤는데 재밌었다. 실화 바탕의 재현된 이야기다 보니 ‘당사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싶었고, 굉장히 참담했을 것 같았다. 그 부분을 TV 드라마처럼 사건만 나열한 게 아니라,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당사자들의 참담한 심정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담을 수 있는 영화판 ‘사랑과 전쟁’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Q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A 정이랑 배우 :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쉬지 않고 아주 빠르게 읽히면서 심장이 쫄깃했고 혼자 울고 웃었다. 주로 짧게 출연하는 역할만 했기 때문에 ‘용자’ 역을 연기하는 배우가 누가 될지 몰라도 정말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든 이걸 한번 따내 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어필해서 결국 하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 재밌었다.
A 박성진 배우 : 처음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참 골 때리는 내용이구나, 어떻게 보면 흔히 접할 수 있는 로또라는 소재를 가지고 부부 사이의 갈등을 어쩜 이렇게 재밌게 묘사했을까, 싶은 생각에 좋았다. ‘성진’이 흔히 볼 수 없는 참신한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어서 만족하고 즐거웠던 시나리오였다.
A 이유준 배우 : 너무 즐겁게 읽었다. 누구나 그런 상상을 다 해보지 않나? ‘만약 내 배우자가 그랬으면 나는 어떻게 됐을까?’,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면서 한 명 한 명 나오는 인물들이 재밌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A 테리스 브라운 배우 : 누구나 ‘로또에 당첨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을 것이라 믿고, 연기를 통해서라도 그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꼭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재밌는 부분, 짠한 부분 등 여러 가지 부분이 섞인 영화여서 꼭 하고 싶었다.
Q 연기 디렉션은 어땠나?
A 정하용 감독 : 진중하고 무거운 <사랑과 전쟁>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는데 막상 시나리오를 쓰고 나니 코미디와 헷갈리는 지점이 있었다. 배우들에게는 코미디를 최대한 지양하고 진중하게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대사와 상황이 코믹한 게 많아서 배우들도 이런 시나리오에 어떻게 드라마를 하냐 그런 생각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A 정이랑 배우 : 오히려 이런 코믹한 상황 속에서 진중한 연기를 했기 때문에 더 웃음을 자아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숨 쉬는 것 하나, 말투, 표정, 눈 깜박이는 것까지 디테일하게 디렉팅을 주셨다. 진심을 담아 연기했고, 나의 모습을 ‘용자’에 한번 접목하게 시켜 보자는, 나에 대한 믿음과 감독님에 대한 믿음 이 두 가지를 가지고 계속 싸워가며 연기했다.
A 박성진 배우 : <아네모네>의 ‘성진’ 같은 상황에서 내가 극한에 처해 있을 때, 과연 멋있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고민했다. 멋있지 않은 나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감독님이 지도 편달을 아끼지 않고 해 주셨다. 그렇게 ‘성진’의 텐션과 고함과 괴성이 만들어졌다.
Q 엔딩 크레딧에 한대수의 ‘물 좀 주소’가 나오던데?
A 정이랑 배우 : 영화 마지막에 음악 ‘물 좀 주소’가 나오는 걸 듣고 감독님이 음악을 선택하는 센스가 기가 막히다고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 나온 모든 인물에게 물이 필요하고, 인생에 대한 어떤 굉장한 갈증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관객분들도, 로또를 사는 사람들도, 혹은 로또를 사든 사지 않든 참 많은 사람이 인생에 대한 어떤 갈증을 느끼고 살지 않을까 싶었고, ‘물 좀 주소’라는 노래가 영화에 딱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다.
Q 평소에 로또를 구매하나?
A 정이랑 배우 : 가족들과 유럽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그때 몸이 아주 아팠다. 아무리 돈이 많고 좋은 걸 먹고 좋은 것을 하더라도, 아프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생각했다. 로또든, 돈이든 다 좋지만, 건강이 제일이다. 나에게 로또는 모든 것을 떠나서 가족들과 나의 건강이다. 이게 나에게는 굉장히 소중하고, 값지다.
A 박성진 배우 : 나는 로또를 생각보다 자주 사곤 한다. 만약에 1등이 된다면 그 사실을 공개할 것 같다. 큰돈이 생기면 티가 날 테니까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신 1등 당첨 사실을 밝히지 않고 신변의 안전을 위해서 2등이나 3등이 됐다고 하겠다. 이건 여러분에게 드리는 팁이다.
Q 관객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말은?
A 정이랑 배우 :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음표에 물음표가 이어지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관객분들도 그렇게 보셨으면 좋겠다. 보시면서 저 캐릭터는 저랬지만, 나는 어땠을까 이런 질문도 생각해 보시면서 우리 삶에 진정한 행복이 뭘까, 로또 같은 돈일까, 대박일까 이런 고민도 해보셨으면 좋겠다.
A 정하용 감독 :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때는 순도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거짓말도 하고, 순도 50%도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순도 99.9%의 진심을 담아 말씀드리자면 항상 건강하시길 바란다.